2005년 즐거웠고, 의미있던 여름

2005. 8. 31. 21:00철인뼈다귀™/나의이야기

20050800

 

 

눈이 불편하시더라도 참고 넘겨주시면 좋겠습니다.^^

 

2005년은 저에게 여러모로 즐거웠고 행복했고 일생의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아르바이트로 잡았던 일이 기상청에서 시행하는 프로젝트 였고, 사진촬영 일이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일을 했던 시간이었네요.

 

교육받는다고 내돈 써가면서 서울 기상청으로  가서 하루 묵어야하는 상황이 생겨서,

야간투석하고, 지역별로 이동하면서 여러곳에서 투석을 했습니다.

서울,아산,대전,정읍,목포,해남,제주

 

각 지역의 간호사님들, 원장님들이 너무 잘 해주셔서 힘든상황속에서  일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어느 병원은 야간에 밥가져다주시는 분이 원장님였다는 사실을 늦게 알아서 당황하기도하고,

전날 예약하고 다음날 도착해서 투석하고, 혹은 일하는 중에 투석하고 팀에 다시 합류하고,

일반 다른팀들과는 확실이 틀렸지만, 노력하니. 안되지는 않더군요.

오히려 그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했고, 더많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그래서 더많은 지역을 다녔습니다.

 

대전, 충남, 충북, 전라북도, 전라남도, 광주, 서해서남쪽의 일부 섬들, 진도, 완도, 제주도..

제가 사진찍으면서 돌아다녔던 지역입니다.

 

제주도는 완도까지 들어가서 촬영마치고, 본사에 압력(?)을 넣어서 따낸 포상같은 일이었죠.

경비 나오는것에 내돈이 더 깨지는 지역이었지만, 제주도의 구석구석을 다닐 수 있었다는

설레임이 모든것을 용서해버리더군요.


참으로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아 맞다. 이사진들중에 한라산을 투석하고 올라갔다는 증거가 있더군요. ㅋㅋ

현기증도 나고 몸에 기운도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대단했던 강행군이었어요.^^

 

 

 

 

 

해발 1700M

한라산 백록담을 향해 올라가다가 잠시 쉬면서 증거사진을 남겼던 기억이있네요.

 

 

 

 

 

드라마에서 나온.. 삼순이가 올라가던길...

여기는 해발 1900M.

곧 한라산 정상이 나오겠네요.^^

 

 

 

 

 

 

한라산 백록담을 배경으로 한컷.

손에 털 보이시나요?

이때는 미록시딘이라는 혈압약을 먹었는데, 이 약이 혈압약중에 제일 강하다, 독하다 그랬어요.

부작용으로는..   털이 엄청 잘 자라난다는 사실.

여자들은 그래서 이약 싫어해요.

저도 일하면서 사람 만나는것이 자연적으로 꺼려지더라구요.

물론 사람들도 나를 피하고. ^^;

 

미록시딘은 발모제로도 사용된다고 하네요. 혈압높고 털없으신분들이 먹으면 딱이죠.^^

투석할때 간호사들이 속눈썹 이쁘다는 말을 많이 할정도 로 길게 자라기도하고.. ^^

 

 

 

 

 

정상에 서있는 한라산 정상을 알려주는 나무기둥.

구름이 심해서 살짝 걷힐때만 촬영이 가능했습니다.

 

왼팔에 반창고 보이시죠.. ㅎㅎ

한라산을 올라가려고, 아침일찍 제주시에 있는 중앙병원까지 가서 투석하고 한라산을 올랐습니다.

기운은 없었지만, 이때 아니면 다시 언제 올라갈지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올라갔는데,

일반적인 평균 등산시간보다 빨리 올라갔다가 내려왔습니다.

여러분들도 꼭 가보세요. 정말 가볼만한곳입니다.^^

 

 

 

 

 

 

제주도에서 일요일은 우리가 다니던 관공서도 놀기 때문에 같이 일했던 형이랑 

산방식당에서 메밀국수를 먹고 ATV를 타기도 하고 페인트볼도 쏴봤습니다.

 

 

 

 

 

 

총을 잘 쏘지는 못하지만, 페인트볼 20발 쏴서 15발 이상 맞추면 1등. 였는데.

1등했습니다. 상품은 포도주. ^^ 그런데 나중에 맛봤는데 맛없다고 다들 투덜투덜.. ^^;

 

 

 

 

 

제주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고산기상대입니다.

촬영한다고 들어가서 좋은 풍경을 보았습니다.

 

 

 

 

 

 

같이 일했던 형이 찍어준사진.

뒤에 있는 하얀 원형 구조물안에는 지름 3M 가량의 기상레이더가 24시간 가동되고 있습니다.

저 기상레이더가 우리나라의 남서쪽방향, 제주도 포함.. 많은 부분을 관리한다고 하더군요.

 

 

 

 

 

고산기상대 헬륨창고 아랫쪽에서 일마치고 올라가다가 한컷.^^

 

 

 

 

 

 

마라도입니다. 인증샷입니다.

마라도 등대가 뒤에 보이네요.

같이 활동했던 팀원들. 모두 까맣게 타서 시커멓네요^^.  많이 고생했죠..

산넘고, 물건너, 바다건너.. 같이 고생했습니다.

 

좋은 여행이었고 좋은 시간이었고, 기분좋은 추억이었습니다.

 

 

 

 

 

9월초까지 제주에 있다가 집으로 돌아오고, 추석이 되기전에... 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2005.09.10 긴급. 뇌사자발생.

2005.09.11 결정. 이식수술.

 

이시기는 내게 좋았던 모든일들을 한꺼번에 있었습니다.

뇌사자에게 받은 장기와 저와의 관계는 혈액형만 맞는다고 말씀하시던 의사선생님.

약으로 조절이 가능하니 기회인데 해보라던.. 말씀..

옆에서 힘이 되어주셨던 코디네이터선생님..

신장실 간호사님들의 걱정과 여러가지 도움으로...

 

많은 분들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있습니다.

 

 

나에게 2005년 여름은 잊지못할 행복한 추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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