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슬봉.비오는날.비오는차안(제주도.서귀포.대정읍)

2024. 4. 10. 06:32지구별여행이야기/제주도 산.오름.숲길

20240408

내비게이션 안내를 따라 모슬봉에 왔는데,

가파르게 올라가는 좁은 길 양쪽으로

모든 곳에 묘지가 있습니다.

비 오는 날이라 스산한 분위기입니다.

 

처음 온 것이라 여기가 어떤 지형인지,

어떤 길로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알 수 없었는데,

주차한 공간도 차를 빠듯하게 돌려서 세울 수 있었습니다.

 

저 너머 바다가 있을 텐데, 비 오는 날씨 때문인지

대정읍 쪽 방향의 바다를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주차를 하고 비가 거세지면서, 한동안 차 안에서

빗소리 들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우산 쓰고 걷기도 애매하네요.

 

비가 잦아들면서 우산 들고 모슬봉의 

오솔길을 걸어보기로 하고 길을 나섭니다.

모슬봉 정상 쪽에는 군시설이 있어서 

민간인 출입통제로 접근이 안 돼 장소입니다.

 

주차하고 걸어서 10분이 안 되는 시간에

올레길 11코스 스탬프가 있는 곳에 갈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여러 방향에서 길이 모아지는

삼거리로 올레길 스탬프가 있습니다.

 

올레길 11코스 스탬프.

이곳에서 4명의 올레꾼을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만난 노부부 두 분은 제주도 오름을 110곳정도

가보았다는 경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비가 와서 내가 도착했을 때 우비를 꺼내 입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 두 명의 여자분이 올라왔는데,

나보다 나이는 많은 분들이었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올레길 12코스를 출발해서

걸었는데, 반대방향인 11코스로 왔다는 것을

이곳에 도착해서 알게 되어 난감한 상황에 마주했습니다.

걸어온 거리가 12km 정도에 약 5시간이 걸렸다고 하는데,

다시 차 있는 곳까지 돌아가는 것이 난감해했고,

내가 태워주기로 했습니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가 대정읍에 꼭 먹어야 하는

냉밀면집이 있어서 그곳에 가려고 왔다고 하니,

자기들도 식사를 해야 하니, 밥 사준다고 합니다.

이후, 밀면집 가서 식사하고, 주차한 곳까지 태워다 줬습니다.

짧은 시간 4명의 올레꾼들을 만나서 각자의 삶을

잠시나마 교류한 시간은 여행지에서 뜻하지 않게

얻어가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올레길 11코스 스탬프가 있는 이곳 주변도

묘지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모슬봉은 군시설과 공동묘지가 전부인 것 같습니다.

 

산방산과 단산(바굼지오름)이 보이는 곳입니다.

 

비가 오는 날, 걸어서 오기에는 애매한,

으스스한 분위기에 묘한 감정이 생기는

모슬봉에 잠시 왔다가 갑니다.